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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04 말타의 매

말타의 매

Posted 2008/05/04 11:54, Filed under: Homework


 

말타의 매 (1941)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말타의 매는 존 휴스턴 감독이 1931년과 1936년에도 영화화된 Dashiell Hammet의 대표작을 3번째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는 ‘말타의 매’라는 진귀한 보물을 중심으로 주인공과 악당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이 등장한다. 주연배우로는 험프리 보가트가 사립탐정 샘 스페이드로 분하고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브리짓 브리지드 역은 메리 에스터가 맡았다. 존 휴스턴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194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 남우조연상,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이 영화의 주연배우인 험프리 보가트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카사블랑카로 처음 주연상으로 노미네이트 된 후 2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 감독인 존 휴스턴은 1941년 영화 ‘말타의 매’로 데뷔한 후 1948년 ‘시에라 마드레의 황금’으로 험프리 보가트와 다시 만나 이듬해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를 포함한 여러 시상식에서 감독상, 각본산, 남우조연상을 휩쓸었다. 이후 꾸준히 영화제작에 참여하였고 실질적인 유작인 The Dead 의 연출을 끝으로 1987년 8월 28일 영화 제목처럼 죽은 자가 되었다.

 

이 영화는 처음 ‘말타의 매’에 관하여 나오는 설명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오직 인간의 욕심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1539년 처음 ‘말타의 매’ 를 선물하려고 했던 말타섬의 템플 기사단이 해적들에게 그 ‘보물’을 빼앗김을 시작으로 수 백년간 수많은 주인들을 거친 ‘말타의 매’는 이 영화에서 탐욕과 재물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이미 그런 역사를 갖고 있는 ‘말타의 매’를 갖기 위해 여러 인물들이 폭력을 일삼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하나의 조각상을 갖기 위해 여러 사람이 죽었고, ‘사랑’ 이란 이름으로 부르기는 조금 부족하지만 애정이 생기려고 하는 찰나 사건의 전말이 밝혀 지면서 사라진다. 이 영화가 정말 욕심의 끝을 보여주는 이유는 마지막에 그 남은 애정을 주인공 샘이 그 ‘사랑’을 날려버리는 이유이다. 영화 속에서 남자는 “When a man’s partner is killed, he supposed to do something about it” 이라고 얘기하는데 이 말은 자신이 더 큰 불행에 빠지지 않기 위해 ‘사랑 할지도 모르는’ 여자를 경찰에게 넘기는 자신을 위한 변명일 뿐이다. 자신은 그 파트너의 부인과 내연의 관계였으면서 그 남자를 위해 브리지드를 경찰에게 넘긴다고 얘기하는 샘을 보면, 얼마나 이 영화가 ‘욕심’ 에 중심을 두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영화 내내 차지하기 위해 싸웠던 조각상 마저 가짜로 밝혀지면서 그 ‘욕심’ 마저 허황된 것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의 주제를 하나의 대사로 함축하는 장면이 있다. 바로 마지막 장면인데, ‘말타의 매’를 들고 이게 뭐냐고 묻는 형사의 질문에 “The, uh, stuff that dreams are made of” 라고 샘이 대답하는 장면이다. 허황된 꿈이 만든 것이라는 뜻인데 바로 인간의 욕심을 다른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영화 전반에 걸쳐 여러 음악이 사용되는데 이는 대체로 오케스트라 연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당시의 영화 제작 환경을 볼 때 현대의 영화와 같은 음악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모든 음악이 현악기와 관악기로 연주된 것을 보면 오히려 새롭게 느껴질 정도이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사건을 중심으로 음악이 사용되는 현대의 영화와 비교할 때, ‘말타의 매’의 음악은 전혀 부족한 점이 없다. 화면의 긴장감의 상승과 함께 상승하는 음악의 긴장감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층 더 스크린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영화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빠른 음악이 많이 사용되지는 않았고 컷 하나하나의 길이도 짧은 편이 아님에도 영화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이유는, 대사의 속도(특히 샘의 경우)가 빠르고 반복되는 단어가 자주 사용됨으로써 현대의 rap 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대사를 들으면 운율이 생길 정도로 단어를 반복사용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영화의 템포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이 영화는 등장인물의 대사에서 처리 해야 할 정보의 양이 무척 많은 편이다. 한번 입을 열면 수십개의 단어를 쏟아내는 샘을 비롯하여 다른 등장인물의 대사도 뜻이 명확한 것이 아니라 모호하고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추리소설의 경우가 그렇듯 그런 정보 조각들을 모아 전체적인 스토리를 예상하는 것이 독자/관객의 역할인데 ‘말타의 매’는 제공되는 정보가 아주 많음에도 오히려 혼란스러워 지는 영화이다. 플롯 자체가 얽히고 얽혀 있어 사건의 전말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고 각각의 사건의 간격이 짧고 빠르게 전개되기 때문에 더욱 더 그러하다. 이러한 특성으로 영화의 내용 자체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만 오히려 영화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 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물론 영화 초반부터 자막을 통해 설명을 해 주었지만 ‘말타의 매’라는 보물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등장인물들만 보아도 알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사실 ‘말타의 매’는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본 첫 ‘흑백 영화’ 이다. 현대 영화의 강렬한 컬러가 없는 흑백의 그라데이션으로만 표현된 스크린은 신선한 경험이었고 그만큼 관심을 갖고 영화를 보았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를 보는 내내 지금껏 보아왔던 영화와 비교를 하면서 봤던 것 같다. 지금의 현란한 카메라 기법도, 빠른 장면 전환도, 다양한 음악도 없지만 왠지 모를 묘한 매력이 있었던것 같다. 매일 맵고 짠 음식을 먹다가 절에서 밥을 먹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 까. 그리고 주인공의 성격에 있어 지금까지의 (물론 이 영화가 훨씬 오래되었지만) 캐릭터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주인공 샘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친구를 배신할 수 있는 사람이고, 파트너의 부인과 불륜을 일삼는 것을 보면, 누구보다 법과 정의를 수호 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그의 일 처리 방식은 법의 울타리를 넘어서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브리지드를 추궁하는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그는 사랑에 있어 불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메타포적인 측면에서는 관객은 영화가 끝날때까지 ‘진짜’ 말타의 매를 한번도 보지 못한다. 이것은 플롯을 구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며, 후에 이어질 반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매의 조각상은 또한 거트만의 집착, 카이로의 탐욕, 샤네서의 이중성 그리고 샘의 호기심의 상징적인 역할을 하며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 나간다. 샘의 경우에는 문제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금전적인 보상이나 사랑보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생각한다. 그는 어떤 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 잘 알고 있으며 그는 그 자신의 감정과는 상관없이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하지만 진실을 왜곡하거나 거짓된 행동을 하는 것은 자신의 좋은 일을 위한 한 방법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이러한 캐릭터를 무기로 ‘말타의 매’는 심오한 이야기를 심오하게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영화 평론가들의 생각은 내 생각과 조금 다른 것 같다. 홍성진씨가 이 영화를 보고 쓴 글에는 마지막에 샘이 브리지드를 경찰에게 넘기는 이유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라고 했는데, 내 생각은 위에 피력한 것처럼 조금 다르다. 샘은 정의롭지만 그렇다고 정의에 목숨을 걸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파트너의 부인과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고, 스토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금전적인데 지나친 욕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마지막에 치밀하게 자신이 준비한 덫에 걸려든 브리지드를 경찰에게 넘기지만, 내가 생각하는 진짜 이유는 그가 일종의 배신감 같은 같은 느꼈을 것 같다. 후반부에 모든 사실을 알게 되지만, 초반에는 브리지드가 자신에게 일부러 접근했다는 것을 알 지 못했을 것이고, 습관적으로 말하는 Angel 이라는 단어가 사실을 피투성이의 악마를 지칭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더욱더 화가 나는 것은 그 자신이 그 악마를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샘은 그 여자를 자신 옆에 두기 보다는 경찰에게 넘김으로써 오히려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Xenolith
2008/05/04 11:54 2008/05/04 11:54


Tag : matese Falcon, 말타, 말타의 매, 매, 매리 에스터, 존 휴스턴, 존휴스턴, 험프리 보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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